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흑백 TV를 보던 어린 시절 정전으로 촛불만 켜고 무서움을 달래던 이야기입니다. 30년이 넘는 지난날을 기억하기란 쉽지 않죠. 그 당시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 2학년 때 일입니다. 부모님은 아주 멀리 있는 외갓집에 가시고 외롭게 흑백 TV를 보는데 정전으로 불이 나가게 된 것입니다.
촛불과 책
워낙 시골이라 혹시 모를 정전에 대비해서 초를 예비용으로 둔 게 있어서 촛불 켜고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. 책이라고 말은 했지만 위인전이나 동화책이 아니고 각종 로봇의 정보를 모아놓은 책자였습니다. 아직도 그날이 기억나는데 대략 1시간 정도, 어쩌면 그 이상 촛불만 켠 채 이불에 누워서 책을 봤던 것 같습니다.
화장실을 가야겠다 싶어서 밖을 나가려는데 어두깜깜해서 나가기가 두려워 망설이다가 혹시 몰라서 형광등 콘센트를 켜보니 불이 들어옵니다. 그것도 모르고 계속해서 촛불만 켜고 있었던 거죠. 그 당시에는 무서움을 달래기 위해 책을 보는 것에 집중해서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생각지도 못한 정전으로 인해서 잊히지 않는 좋은 추억을 만든 것 같습니다.
시골의 밤은 무섭기도 하지만 자연에서 들려오는 벌레소리가 운치있어서 어린 나이에도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서 책을 보니까 그 시간이 매우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.
별이 빛나는 시골의 밤
가끔 동네 친구들과 평상에 누워서 밤하늘을 바라보면 지금은 볼 수 없는 무수히 많은 별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습니다. 마치 손을 뻣으면 닿을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. 그렇게 하늘을 보면서 이야기도 하고 아무 말없이 별만 바라보는 시골의 밤이 생각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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